대한민국 법원은 왜 재벌에 유독 약한가?
과연 대한민국 법원은 국민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얻고 있을까? 한화 김승연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김 승연 회장의 경우 재벌 회장 중 유일하게 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었는데, 지난 달 14일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 처분을 받고 입원해 있었으며, 오늘 재판에도 환자복을 입은 채 휠체어를 타고 출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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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폭행당한 것에 분기탱천하여 직접 범행 현장에 나타난 것은 건강상태가 무척 양호하다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불면증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것도 일반 국민에게는 특권과 같은 일이다. (만약 일반국민이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환자복을 입고 법원에 출두하고, 재판부는 기다렸다는듯이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한다. 감형의 이유로 "특히 그동안 보여 왔던 법경시적 태도를 항소심 들어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하고 있는 점 등도 형을 결정하는 데 고려했다"고 한다. 김승현 회장의 경우 다른 전과도 많은데, 폭행의 경우 초범이고 이미 피해자와 합의했고, 법 경시 태도를 반성하므로 집행유예 선고는 당연한 것인가? 오히려 사회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옳은 결정은 아닐지?
이에 앞서 정몽구 회장에 대해서는 더 황당한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회장에 대해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돈으로 사회봉사를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그 금액이 6,000억원이라고 하니, 정몽구 회장과 같이 10대 재벌 총수가 아니라 웬만한 기업가조차 실형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두 재벌 회장의 집행유예 선고에는 항상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화두가 자리잡고 있다. 재벌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하고 아들을 위해 폭력을 휘둘러도 국가 경제라는 미명 하에 항상 집행유예가 선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허약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재벌회장이 구속되면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서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재벌의 후진적인 경영 형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항상 선진국을 배우자, 글로벌 스탠더드를 익히자고 떠들지만..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한국적 특수성만 강조할 뿐이다.
오히려 재벌 회장을 구속해서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기업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법원이 해야 할 일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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